희망이 느껴지는 것을 본다는 건 좋은 일이에요
 by 나무피리


아름다운 열쇠 한가득, 쇳대박물관
낙산공원에 들렀다가 내리막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오다 보니 붉은 철로 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하얀 나뭇가지에 무언가 주렁주렁 달려 있는데 뭘까 싶어 가보니 한글자음이었다. 오호, 여긴 뭐지 하고 보니 쇳대박물관, 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아하 여기가 쇳대박물관이구나. 크지 않으니 둘러보고 가야겠다 싶어 박물관 입구라는 화살표를 따라 올라갔다. 표는 개인 5000원, 그리고 플래시를 터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사진촬영도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전시장이 있는 4층으로 들어갔다.

전시실은 꽤 어두웠지만 아담했고 노란 조명과 하얀 조명이 쇳대들을 비추고 있었다. 여러 가지 모양의 쇳대들은 그것만 봤을 때는 열쇠인지 모를 만큼 아름다웠다. 섬세한 조각이나 의미가 담겨있을 듯한 장식들을 보니 쓰임을 떠나서 갖고만 있어도 참 좋겠다 싶었다. 가지런히 놓여 있는 쇳대들을 보면서 이제는 디지털 도어락이 많아지고 있으니 아기자기한 열쇠고리에 대롱대롱 매달린 열쇠들은 또 하나의 아련한 과거가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했고. 사람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하나하나 볼 수 있어 좋았고 열쇠라는 생활에서 흔하게 접하는 것들을 주제로 박물관을 만든 아이디어도 좋았다. 이곳의 표를 가지고 1층에 있는 카페에 가면 천원 할인도 해준다고 하니 전시실 둘러보고 커피 한 잔 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사진을 찍어도 된다고 해서 여러 장 찍었는데 생각보다 찍기가 어려웠다. 그래도 몇 장 골라서 이곳에 올린다.

+쇳대박물관 벽면. 붉은 철로 된 건물외부에 은빛가지, 그리고 거기에 달린 한글자음들. 예뻐서 눈이 절로 갔다.

+꼭 목걸이처럼 생긴 은빛나는 열쇠. 열쇠라고 안했으면 그냥 액세서리의 한 종류일줄만 알았을 것 같다.

+파우더케이스 모양의 열쇠. 붙박이용 자물쇠라고 한다. 기쁨, 장수 등을 뜻하는 한자나 문양을 넣기도 했다.

+자그마한 열쇠들. 비밀열쇠 같은 느낌이 났다.

+빗장. 이건 거북이 모양이었는데 무척 컸다.

+당초문비밀자물쇠. 조선후기에 썼던 것이라고 하는데 비밀자물쇠라고 되어 있는 것들은 대체로 다른 자물쇠보다 화려했다. 자물쇠인지 못알아채도록 일부러 이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용두형 자물쇠. 용머리가 양쪽에 얌전히 올라앉아 있었다.

+쇳대박물관 들어가는 입구 왼쪽 벽면에 있던 수많은 열쇠들. 노랗디 노란 불빛 때문에 흔들리지 않게 찍느라 꽤 애를 먹었다. 볼수록 매력이 느껴져서 어떻게든 찍어오고 싶었다. :)

+팜플릿과 티켓. 팜플릿도 티켓도 정성이 가득했다.

+티켓 뒷면에는 주소와 약도가 자세하게 나와 있었다.


by 나무피리 | 2008/05/10 23:01 | reise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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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LUNARIA at 2008/05/19 00:43

제목 : 080511 쇳대박물관
 아름다운 열쇠 한가득, 쇳대박물관이라는 피리님의 포스팅을 보고 저기 한 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리고 곰이 휴가 나온 주말, 손잡고 같이 놀러갔더랬습니다. 꼭 찍어보고 싶었던 열쇠들. 곰 그림자가 아른거립니다ㅋ  박물관은 작고 한적했습니다. 그게 맘에 들었지요. 제주박물관에서 볼 수 있던 동자석이 가장 먼저 맞아주더군요. 가까이 가면 설명이 나오는 게 새삼 신기했습니다. 조금만 더 상상력이 있었더라면 걔네들이 얘기를 걸어오......more

Linked at LUNARIA : 080511.. at 2008/05/19 00:44

...  아름다운 열쇠 한가득, 쇳대박물관이라는 피리님의 포스팅을 보고 저기 한 번 꼭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리고 곰이 휴가 나온 주말, 손잡고 같이 놀러갔더랬습니다. 꼭 찍어보고 싶었 ... more

Commented by 늑대별 at 2008/05/10 23:07
쇳대..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군요...그리고 이런 박물관이 있는 줄은 나무피리님 덕에 처음 알았네요. 언젠가 한번 찾아가 봐야겠어요...
Commented by Giggs at 2008/05/11 00:32
멋진곳이죠. 작은 전시실이지만 참 매력적인 곳인 것 같아요.
Commented by 사은 at 2008/05/11 01:59
언니가 다녀가신 곳들을 다 모아서 '서울의 숨겨진 곳들' 이라고 소책자를 만들어도 될 것 같아요. 사실 잘 알려진 곳들도 가기 어렵지만, 이런 포근하고 작은 곳들의 분위기도 참 좋은데... :)
벽면의 한글이 달린 가지랑 열쇠들이 한가득한 벽이 특히 눈에 들어오네요.
Commented by 玄月 at 2008/05/11 10:06
낙산공원 포스팅을 보고 한 번 가봐야겠다고 맘 먹고 있었는데- 이런 숨겨진 보물같은 곳도 있군요+_+ 더더욱 가봐야 할 이유가 생겼습니다:)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8/05/11 22:47
늑대별님//그쵸? 여긴 개인이 하는 박물관인 것 같은데 정말 정갈하게 잘 해놓았더라고요. 사진촬영도 가능하고 조용해서 가만히 들여다보기도 괜찮았고요. 대학로에 갈일 있음 한 번 가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8/05/11 22:48
Giggs님//그렇더라고요. 사실 전에도 가보려고 했는데 위치를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가보게 되니 좋았어요. 열쇠를 이렇게 모아놓으니 또 하나의 예술이 되는구나 싶기도 했고요^^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8/05/11 22:49
사은//헤헤, 사실 그런 욕심도 있답니다. 다들 해외로 나가는 요즘이기에 서울 곳곳에 좋은 곳들을 많이 놓치기 쉽잖아요. 그래서 숨겨진 곳이나 잘 안 알려진 곳을 돌아보고 그 자료를 모아놓으면 그런 책을 만들어도 좋지 않을까 하는 꿈도 꾸어보아요^^;;; 한글 달린 가지는 참 인상적이었어요. 가다가 걸음을 절로 멈추게 했거든요^^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8/05/11 22:50
玄月님//낙산공원 갔다가 가기 딱 좋아요. 위치가 낙산공원에서 내려오다보면 가기 편한 곳에 있거든요. 한번 다녀오시면 좋은 기억이 되지 않을까 해요^^
Commented by Mizar at 2008/05/12 00:32
사람들이 만들어낸 오만가지의 열쇠와 자물쇠들이 들어차있는 것 같네요..
저렇게 놓으니 공예품같기도 하고 장식품같기도 하고 멋집니다.
굉장히 인상적이셨다니 다녀오신 보람이 있네요..^^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8/05/12 00:56
Mizar님//정말 여러 가지 모양의 자물쇠와 빗장이 있었어요. 신기하더라고요. 아름답기도 했고요. 그래서 무척 인상깊게 봤답니다. ^^;;
Commented by 해밀 at 2008/05/19 14:34
다른 블로거의 쇳대박물관 포스팅에 걸린 트랙백 따라 생각없이 들어왔는데 '나무피리'님 글이군요. ^^
Commented by 나무피리 at 2008/05/19 20:10
해밀님//와핫 그러셨군요^^;;; 이곳 참 좋아요. 언제 기회되시면 한 번 가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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