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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금요일, 강변에서 집에 그냥 들어가기 아쉬워서 CGV에 올라가 표를 끊고 시간을 보내다가 입장안내자막이 나와서 표를 들고 입구에 갔다. 그런데 눈이 멀어버릴 것 같은 조명에 어딘지도 알 수 없는 카메라가 표내는 사람들을 마구 찍고 있었다. 기분이 나빠서 들고 있던 사이다컵으로 얼굴을 가렸다. 11관. 정말 아담한 크기의 상영관에 들어가니 기분이 묘했다. 자리를 찾아 앉고 조금 있으니 영화가 시작되었다.
줄거리는 여기저기서 많이 소개되어 있기도 하고 미리니름이 있을까 싶어 생략한다. 이 영화는 사실 조인성이 주인공이라서 망설였던 영화였다. 무척 좋아하는 천호진 아저씨가 나오고 아직도 종종 꺼내보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만든 유하 감독의 영화임에도 나는 조인성이라는 소위 말하는 꽃미남 배우가 나온다는 말에 한참을 고민했다. 그저 '잘 생긴 탤런트'로만 인식되었던 조인성을 이 영화에서 마주할만큼 나는 너그럽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결국 영화를 보았다. 다 보고 난 후 나는, 이 배우를 폄하했던 걸 정말 미안하게 생각했다. 아직은 울퉁불퉁한 원석이지만, 그것이 빛나고 있음을 이제서야 알아봐주어서. 어쩌다 나오는 몇몇 표정들은 정말 와아, 하고 느낄만큼 그는 병두에 몰입해 있었다. 그가 잘 생겼기에, 영화대사처럼 '조폭처럼 생기지 않아서', 그는 이 영화에서 빛났다. 다른 멋진 배우들과 같이. 유하 감독 인터뷰 글을 읽은 적이 있는데 조인성이 태권도 4단이라는 것도 캐스팅의 이유가 되었다고 했다. 팔다리가 길어 액션장면들이 시원해보였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노력한 것들이 영화속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구나 싶었다. 현주(이보영 분)를 바라보면서 "나 너 정말 좋아하면 안 되냐?"하고 묻던 표정은,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애타는 모습을 너무도 잘 보여줘서 흠칫 놀랐다. 영화 시작즈음에 팬티만 입고 깽판부리는 장면도 참 리얼하구나 싶었고, 엄마(선우은숙 분)와 투덜투덜 이야기하는 모습들은 실제 그가 그러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친절한 금자씨]에서 금자씨가 이영애가 아니면 안 되었듯, [비열한 거리]의 병두 역시 조인성이 아니면 안되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좋아하는 천호진 아저씨의 선한 모습, 비열한 모습, 무서운 모습, 멋진 모습을 고루고루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병두 바로 밑에서 일하는 종수 역의 진구라는 배우의 인상깊은 연기와 개성있는 얼굴이 기억에 남는다. 병두 친구인 영화감독 민호로 나오는 남궁 민은 아쉬운 점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모습을 비교적 잘 보여준 것 같았다. 병두의 서열상 형으로 나오는 상철 역의 윤제문이라는 배우는 보면서 내내 섬찟섬찟 놀랐다. 대사 하나하나가 어쩜 그렇게 비열하면서도 사람 속들 뒤집는지. [오로라공주]에서 갈비집 아들로 나오는 배우 박효준을 다시 보아서 반가웠고 오래간만에 박진성(영화사 사장으로 나온다)을 보아서 반가웠다. 조인성의 여러가지 서비스샷이 있었다지만, 나는 천호진 아저씨의 마지막 노래부르는 장면이 정말 좋았다. 좀더 오래 나왔더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마음을 울리는 alan parsons project의 old and wise를 멋진 목소리로 불러 주다니, 와앗. 나는 어느새 노래를 가만히 따라부르고 있었다. 그러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노래 가사가 어쩌면 이렇게 영화랑 잘 맞아떨어질까 싶어서. 비열하다, 는 말이 정말 여러번 튀어나올 것 같았던 영화. 자신이 살기 위해 무모한 일을 감행하고, 자신이 살기 위해 자신이 따랐던 형을 난도질하고, 자신이 살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도망치고, 자신이 살기 위해 좋아하는 여자에게 마음을 열어가고, 자신이 살기 위해 친구가 정말 잘 되기를 빌어주고, 자신이 살기 위해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어야 할 일을 눈물을 흘리며 친구에게 털어 놓는다. 이 영화 속 인물들은 다들 비열하다. 그럼에도 그런 인물들을 보면서 '아니 저런 나쁜 놈을 봤나'하고 손가락질을 할 수만은 없었던 건, 사람 사이에서 얼마나 저런 일들이 많이 반복되고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었다. 사람을 '봐버리는( +[비열한 거리] 두 가지 포스터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 ![]() +팜플릿 사진들. ![]() ![]() ![]() +영화티켓. 자리는 좋았는데 좀 추웠다. ![]() -조인성이 나오거나, 칼부림 또는 피범벅에서 역시나 꺄악 꺄악 악쓰는 바람에 김샜다. 약간의 액션이나 칼이 몸에 꽂히는 소리 정도로 그런 굉음을 지르다니. 쳇. -_-;;; -내 옆에 앉았던 커플, 누가 커플 아니랄까봐 서로 전화통 붙잡고 문자보내고 전화받는걸 보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럴 거면 뭐하러 영화보러 오나. 그냥 둘이서 영화찍고 전화나 실컷 하지. -피리씨 bgm, alan parsons project의 old and wise.
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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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놀라울 만큼 사람을 기분좋..
by RieN at 10/12 보탬이 된다는 느낌- 정말 멋지지.. by ananas at 10/12 열심히 잘 하고 있군요. 역시 멋진.. by 글곰 at 10/12 최근 등록된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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